청도경찰서 지능팀 이지혜 순경
보이스피싱 전화오자 "돈 있다" 속여
서울역 14번 출구서 현금 수거책 검거
그는 이 순경에게 1억원 상당의 사기 사건이 있는데 이 순경의 우리은행·농협 두 통장이 사용됐다고 설명했다. 그의 메일로 가짜 공문도 보냈다.
이 순경은 "청도경찰서에서 보이스피싱 범죄를 수사하고 있기에 그저 넘길 수 없었다"며 "전화를 받으며 옆자리 동료에게 '보이스피싱 전화가 왔다'고 쪽지에 써서 보여줬다"고 말했다.
2016년 1월 경찰이 되자마자 청도경찰서에서 일하기 시작한 이 순경은 2017년 7월부터 수사과 지능팀에서 일하고 있다. 이 순경이 맡은 일이 보이스피싱 관련 수사다. 하지만 전화기에서 직업을 묻는 말에 이 순경은 "청도 소싸움장에서 일한다"고 말했다. 보이스피싱 일당을 속여 검거하기 위해서였다. 남성이 "왜 그런 험한 곳에서 일하냐"고 묻자 이 순경은 "복지가 좋다"고 답하기도 했다.
이어 남성은 "통장에 얼마가 있느냐"고 물었고 이 순경은 "900만원"이라고 답했다. 남성은 "사기 사건에 연루됐다는 의심을 지우려면 돈을 뽑아서 금융감독원 직원에게 전해야 한다"고 말했다.
남성은 전화를 끊으려고 하지 않았다. 상대방이 전화를 끊고 보이스피싱 여부를 확인할 가능성이 있어서다. 실수로 전화가 끊겨도 3초 만에 다시 전화가 왔다. 이 순경은 "화장실에 가고 싶다"며 전화를 잠시 중단시키고 동료 경찰관 2명과 함께 검거 계획을 세웠다.
우선 이 순경은 다시 전화를 걸어 "은행에 돈을 뽑으러 간다"고 말했다. 그리고 실제 은행에 가서 ATM기 앞에서 돈을 뽑는 척을 하며 전화기 너머로 소리를 들려줬다.
이날 오후 4시50분쯤 서울역 14번 출구에 도착한 이 순경은 검은 양복에 코트를 입은 A씨(25)를 만났다. A씨는 금융감독원 직원임을 암시하는 사원증을 목에 걸고 있었다. 이 순경은 휴지 등을 넣어 돈이 든 것처럼 보이는 종이 봉투를 A씨에 건넸고, A씨가 손을 뻗는 순간 숨어있던 동료 경찰관들이 튀어나와 이 순경과 함께 그를 검거했다.
박성만 청도경찰서 지능팀장은 "돈을 가로채려 한 혐의(사기)로 현금수거책을 구속했다"며 "달아난 공범도 추적 중"이라고 말했다.
[출처: 중앙일보] "청도 소싸움장서 일한다" 속여 보이스피싱 일당 검거한 경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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