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信心 나는 불교 만들겠다"
조계종 새 총무원장 설정 스님 수불 스님에 3배 표차로 당선 "제기된 의혹 깔끔히 소명할 것"
조선일보 2017-10-13 MH2 [A23면]
"불교다운 불교, 존경받는 불교, 신심 나는 불교를 만들어야 합니다. 저는 기꺼이 그 길에 나설 것이며, 종도(宗徒) 여러분과 도반이 되어 함께 걷고자 합니다."
12일 제35대 조계종 총무원장에 당선된 설정(雪靖) 스님은 당선 소감을 이렇게 말했다. 선거 구호로 걸었던 '신심(信心), 원력(願力), 공심(公心)'을 거듭 강조하면서 "종단 발전에 쉼 없이 진력하겠다"고 했고, 하심(下心)과 화합도 말했다.
모두 네 후보가 출마했다가 두 명이 중도 사퇴해 설정 스님과 수불 스님의 양자 대결로 치러진 이번 선거는 애당초 설정 스님의 우세가 점쳐졌다. 총무원장 선거는 중앙종회 의원 81명, 교구 본사 24곳 10명씩 240명 등 전체 선거인단 321명이 투표권을 갖는 간선제다. 종회 의원과 교구 본사 주지의 지지 여부에 따라 당락(當落)이 갈린다.
설정 스님은 수덕사 주지와 중앙종회 의장을 거쳐 2009년부터 수덕사의 최고 어른인 방장(方丈), 지난 4월엔 종단의 최고 어른들 모임인 원로회의 의원에 올랐던 '거물 후보'였다. 사판(事判·행정)과 이판(理判·수행)을 두루 경험했다. 게다가 자승 총무원장 등 현 집행부의 지지와 지원을 받았다. 설정 스님 선대위에는 지난 8년간 종단 집행부 간부를 역임한 스님이 대거 포진했다. 이 때문에 상대 후보들은 "설정 스님이 총무원장이 된다면 현재 체제가 연장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안국선원장 수불 스님은 "자승 총무원장이 재임한 지난 8년간 조계종은 '죽음의 적막' 속에 빠져들었다. 거대한 배가 방향을 잃고 가라앉는 형국"이라며 총무원장 자리에 도전했다. 일반인을 대상으로 참선 수행을 지도해온 그는 교구 본사인 범어사 주지를 지내긴 했지만 조계종 내 기성 정치 판도에서 지지 기반은 취약하다는 평가였다. 이 때문에 선거를 앞두고 조계종 주변에서는 수불 스님이 얼마나 득표력을 발휘할지가 관심거리였다.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이변은 없었다. 수불 스님은 3배 가까운 표차로 낙선함으로써 현실의 높은 벽을 넘지 못했다.
후보별 공약에서 큰 차별성을 보이지 않은 선거는 막판으로 접어들면서 각종 의혹이 쏟아졌다. 수불 스님에 대해서는 주로 금품 살포 의혹이 제기됐다. 설정 스님에 대해서는 허위 학력 문제에 이어 재산과 사생활 문제까지 제기됐다. 이날 설정 스님은 "의혹이 소명되지 않으면 종단 일을 볼 수 없다. 어떤 방법으로든 깔끔하게 소명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청정 승가, 수행 종단으로서 스님들이 여법(如法)하게 사는 모습을 보이면 사부대중이 따르지 않겠느냐"며 "그동안 제기된 종단 내부 문제들은 하나하나 풀어가겠다"고 말했다.
12일 제35대 조계종 총무원장에 당선된 설정(雪靖) 스님은 당선 소감을 이렇게 말했다. 선거 구호로 걸었던 '신심(信心), 원력(願力), 공심(公心)'을 거듭 강조하면서 "종단 발전에 쉼 없이 진력하겠다"고 했고, 하심(下心)과 화합도 말했다.
모두 네 후보가 출마했다가 두 명이 중도 사퇴해 설정 스님과 수불 스님의 양자 대결로 치러진 이번 선거는 애당초 설정 스님의 우세가 점쳐졌다. 총무원장 선거는 중앙종회 의원 81명, 교구 본사 24곳 10명씩 240명 등 전체 선거인단 321명이 투표권을 갖는 간선제다. 종회 의원과 교구 본사 주지의 지지 여부에 따라 당락(當落)이 갈린다.
설정 스님은 수덕사 주지와 중앙종회 의장을 거쳐 2009년부터 수덕사의 최고 어른인 방장(方丈), 지난 4월엔 종단의 최고 어른들 모임인 원로회의 의원에 올랐던 '거물 후보'였다. 사판(事判·행정)과 이판(理判·수행)을 두루 경험했다. 게다가 자승 총무원장 등 현 집행부의 지지와 지원을 받았다. 설정 스님 선대위에는 지난 8년간 종단 집행부 간부를 역임한 스님이 대거 포진했다. 이 때문에 상대 후보들은 "설정 스님이 총무원장이 된다면 현재 체제가 연장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안국선원장 수불 스님은 "자승 총무원장이 재임한 지난 8년간 조계종은 '죽음의 적막' 속에 빠져들었다. 거대한 배가 방향을 잃고 가라앉는 형국"이라며 총무원장 자리에 도전했다. 일반인을 대상으로 참선 수행을 지도해온 그는 교구 본사인 범어사 주지를 지내긴 했지만 조계종 내 기성 정치 판도에서 지지 기반은 취약하다는 평가였다. 이 때문에 선거를 앞두고 조계종 주변에서는 수불 스님이 얼마나 득표력을 발휘할지가 관심거리였다.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이변은 없었다. 수불 스님은 3배 가까운 표차로 낙선함으로써 현실의 높은 벽을 넘지 못했다.
후보별 공약에서 큰 차별성을 보이지 않은 선거는 막판으로 접어들면서 각종 의혹이 쏟아졌다. 수불 스님에 대해서는 주로 금품 살포 의혹이 제기됐다. 설정 스님에 대해서는 허위 학력 문제에 이어 재산과 사생활 문제까지 제기됐다. 이날 설정 스님은 "의혹이 소명되지 않으면 종단 일을 볼 수 없다. 어떤 방법으로든 깔끔하게 소명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청정 승가, 수행 종단으로서 스님들이 여법(如法)하게 사는 모습을 보이면 사부대중이 따르지 않겠느냐"며 "그동안 제기된 종단 내부 문제들은 하나하나 풀어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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