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화 옆에서

문학 철학 2017. 10. 14. 01:57

국화 옆에서




              서정주 / 시인



한 송이의 국화꽃을 피우기 위해

봄부터 소쩍새는

그렇게 울었나보다



한 송이의 국화꽃을 피우기 위해

천둥은 먹구름 속에서

또 그렇게 울었나보다



그립고 아쉬움에 가슴 조이던

머언 먼 젊음의 뒤안길에서

인제는 돌아와 거울 앞에 선

내 누님같이 생긴 꽃이여



노오란 네 꽃잎이 피려고

간밤엔 무서리가 저리 내리고

내게는 잠도 오지 않았나보다





Posted by 사투리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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