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희준이가 자전거를 잃어 버렸다. 작년에 사준 아직은 꽤 쓸만한 자전거였는데 희준이가 동네 아이들에게 빌려준후 동네에서 자취를 감춰버린 것이다.
'어쩐지 언젠가는 잃어버릴것 같더라니..'
희준이는 너무 착하다. 착하긴 한데 그래서 그런지 통 자기것을 잘챙기지 못한다.
며칠 전 애엄마에게 들은이야기..
희준 : 나 자전거 안사줄꺼지? 엄마 : 5학년까진 안사줄꺼야 희준 : 그럼 5학년때는 사줄꺼야?? 엄마 : 그래 5학년 되면 사줄께.. 희준 : (펄쩍펄쩍 뛰며)와 ~~ 신난다... 엄마 : !@#$%?? 엄마 : 5학년이면 얼마나 있어야 되는지 알아? 희준 : 그럼... 3년 더 있어야 되잖아~ 엄마 : 그런데 그렇게 좋아?? 희준 : 그럼.. 세월이 얼마나 금방가는데~~라랄~~라~~ 엄마 : !@#@$@$!#%#^
자기딴엔 자전거가 가지고 싶은데 그렇게 간수 잘하라고 말했던 자전거를 잃어버린 후라 면목이 없었던 것 같다. 아무튼 오늘 고장난 자전거(엄마/아빠꺼)를 고칠생각으로 광주시내에 나갔다.
가게를 둘러 보다 눈에 뜨인 빨간자전거..
희준이하고 너무 잘어울릴것 같은 이쁜 자전거였다. (사실 전에 사준자전거는 오래 태울 욕심에 희준이한테는 버거워 보이는 큰자전거 였다.)
너무 사주고 싶어서 (사실은 요즘 동네 아이들의 자전거를 빌려 타고 있는 희준이가 안스러웠었다.) 덜컥 자전거를 사서 차에 싣고 운동장에서 놀고 있는 희준이에게 갔다. 희준이는 다른아이들이 타는 자전거 사이에서 달리기를 하며 놀고 있었다.
이쁜 빨간자전거를 본 희준이의 표정이란..(대개의 행복은 예상치 못한 상황에 찾아오는 듯하다.) 몇번의 다짐을 받고 희준이에게 자전거를 건냈다. 운동장을 달리는 자전거와 희준이가 너무 잘어울린다. 한참동안 희뭇함에 행복해 하면서 희준이를 바라보고 있었다.
'그래 까짓거 자전거 잃어 버린게 대수냐. 저렇게 착하고 아름답고 씩씩하게 잘 크고 있는데.. 고맙다 희준아..'
* 글쓴이 한지현 : '사투리'의 서랑.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