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녈이냐 서결이냐, 이것이 문제로다

김윤덕 주말뉴스부장

입력 2021.03.30 03:00 | 수정 2021.03.30 03:00

 

 

 

 

-안 주무시구 뭐 하신대? 미스트롯 끝나 낙이 없능규?

“별의 순간이 왔다기에 심란하여 그런다, 나무관세음보살.”

-중국발 황사로 별이라곤 코빼기도 안 보이는디 뭐가 왔다능규?”

“코 박고 휴대폰만 보니 별의 순간이 오는지, 달의 순간이 가는지 알 턱이 있겠느냐.”

-이제라도 영혼을 끌어모아 고래등 같은 집서 엄니 한번 모실라고 유튜브로 열공하는 거 아뉴.

“어디서 녹슨 톱니바퀴 구르는 냄새가 난다 했더니. 학교 때 그리했으면 LH 문지기라도 들어가 땅도 사고 나무도 심었을 것 아니냐.”

-절더러 부동산 적폐가 되라는 거예유, 시방?”

“그래서 성녈이가 별의 순간 잡도록 온 우주가 힘을 보태야 한다는 것이다.”

-성녈이? 윤석열이유?

“그럼 최성녈이겠느냐?”

-아이쿠, 큰일 날 소리 허시네. 검사가 권력을 잡으면 나라에 피바람이 불어유. 재앙이 닥쳐유.

“지금보다 더 큰 재앙이 있겠느냐.”

-주군을 배반한 부하가 어딜 봐서 대통령감이래유?

“옥골선풍은 아니어도 풍채며 걸음걸이가 그쯤이면 헌헌장부급이니.”

-대통령을 누가 풍채로 뽑아유?”

“초상집에 젤 먼저 가고, 운전기사랑 국밥 먹는 사내라니 듬직해서 그런다.”

-철학이 없잖아유, 국정 철학이. 백한 살 철학자 만난다고 없던 철학이 막 생겨유?

“나이 육십이면 공사판에서 벽돌만 지고 살았어도 우주의 이치를 깨치는 법.

-출사표 던지는 순간 지지율 반 토막 날 테니 두고 보세유. TV토론서 버벅대는 순간 곤두박질칠 테니 두고 보세유.”

“말만 뻔드르르한 사내 치고 진국이 없었다.”

-정치는 온갖 이해 세력의 갈등을 조정하고 중재하는 고차방정식! 죄인들 잡아넣기만 한 칼잡이가 그걸 워떻게 해유?

“그간의 정치인들이 방정식 잘 풀어 나라가 이 모양 됐느냐.”

-치국경륜의 요체는 경제. 솔직히 윤 총장이 온 국민 생사가 걸린 경제 문제를 해결할 재목은 아니쥬.”

“윤희숙한테 배우면 되지. 나라 곳간의 도둑들만 잡아들여도 경제는 산다.”

-외교 국방 복지 교육은 어쩌구유.”

“널린 인재들은 뒀다 뭐 하느냐. 모쪼록 중생을 살리는 활인검 되어 편 가르기로 쑥대밭 된 세상 싹 다 갈아엎어야 하느니.”

 

-나라가 배추밭이유? 갈아엎게? 언제는 박근혜 잡아넣은 주범이라고 잡아드실 기세더니.

“살아 있는 권력과 맹렬히 싸우는 걸 보고 내 마음이 바뀌었다.”

-근디 성녈이가 뭐유. 석열(서결)이지. 윤석열.

“그래서 니가 마흔이 넘도록 장가를 못 가는 것이다.”

-여기서 왜 장가가 나와유?

“전 여친한테도 이 에미한테 하듯 따박따박 지적질을 했겠지?

-할 말은 해야지유. 팩트가 생명인 시대인디.

“여친이랑 식당서 밥 먹을 때 반찬이 짜네 싱겁네 타박도 하느냐?”

-그거야 돈 내구 밥 먹는 손님의 권리니께유.

“여친 만날 때 무릎이 닳고 닳아 빵꾸 직전인 그 추리닝을 입고 나가느냐?”

-요즘은 추리닝이 가장 힙한 아이템.

“여친 낯빛이 까무룩한데 니 탓이라 생각해본 적도 없겠지.”

-내 잘못일 리 없을 테니께유.

“그래서 떠나는 것이다. 매사 너만 옳고, 좀스럽기까지 하니 별의 순간이 아예 오지를 않는 것이다.”

-엄마가 김종인이유? 말끝마다 악담이게?

“오동나무는 천년을 늙어도 제 곡조를 간직하고, 매화는 일생 춥게 살아도 향기를 팔지 않는 법.”

-아! 섬진강으루 매화 구경 안 가 삐지셨구나. 까짓 것, 이번 주말 여의도로 벚꽃 구경 가십시다.”

“3500명만 추첨해 구경시킨다는데 장가도 못 가는 니가 손재수는 있겠느냐.”

-아 진짜, 못 가는 게 아니라 안 가는 거라니께유.

“여러 말 말고, 춘천 건봉령승호대로 별 보러 가자꾸나. 소양호 위 반짝이는 은하수나 보러 가자.”

-윤석열이 춘천에 온대유?

“내 별의 순간이 거기 있었지. 죽은 니 아버지랑 은하수 보며 사랑을 맹세했었지.

-근디 왜 그토록 악악대고 사셨대?

“그땐 그게 정의인 줄 알았다.”

-지금은 아니구유?

“별의 순간은 잡는 것보다 그 빛 꺼지지 않게 보듬는 것이 천만 배 어려운 법. 용서와 인내가 인간사 요체인 것을 나이 칠십에 알았느니라, 나무관세음보살.

Posted by 사투리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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