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팔꽃·메꽃 이름 불러볼까요

김민철 선임기자

입력 2020.09.01 11:24

요즘 서울 청계천을 따라 걷다보면 나팔꽃이 가득 피어 화사합니다. 가만 보면 한 종류가 아니라 여러 종류가 피어 있습니다. 나팔꽃 이름 부르기를 한번 시도해 볼까요.

나팔꽃 종류는 꽃과 잎을 보고 구분할 수 있습니다. 먼저 그냥 나팔꽃은 심장 모양의 잎이 3갈래로 갈라지는 형태입니다. 꽃 색깔은 주로 빨간색 또는 짙은 보라색이고 어쩌다 흰색도 있습니다. 생명력과 씨앗 발아력이 아주 강해 꽃씨를 뿌리면 다음 해 봄 어김없이 나팔꽃이 올라오는 것을 관찰할 수 있습니다. 나팔꽃과 꽃은 같은데 잎이 파이지 않고 둥근 것이 많은데, 이건 둥근잎나팔꽃입니다.

 

나팔꽃

 

둥근잎나팔꽃

미국나팔꽃은 나팔꽃과 비슷하지만, 꽃이 좀 작고 꽃색이 옅은 하늘색인 담청색입니다. 3개로 갈라진 잎이 더 깊게 파여 있습니다. 그리고 꽃은 미국나팔꽃 비슷한데 잎이 둥근 것이 둥근잎미국나팔꽃입니다.

미국나팔꽃

 

둥근잎미국나팔꽃

복잡해 보이지만 나팔꽃과 미국나팔꽃을 구분한 다음, 잎이 둥글면 ‘둥근잎’을 붙이면 그만입니다. ^^ 흔히 나팔꽃은 아침에 피었다가 저녁에 오므린다고 하는데, 실제로 관찰해보면 새벽에 피었다가 아침에 지는 꽃에 가깝더군요. 오전 9시쯤이면 벌써 꽃잎을 오므리기 시작합니다.

나팔꽃 비슷하게 생긴 꽃 중에서 꽃색이 연한 분홍색이 있습니다. 잘 보면 잎도 나팔꽃과 달리 창과 같이 긴 타원형이고 끝이 뾰족합니다. 이건 우리 고유종인 메꽃입니다. 사람들이 메꽃보다 나팔꽃을 더 잘 알지만 메꽃이 더 오래전부터 이 땅에서 살아온 원조 우리꽃입니다. 나팔꽃은 인도가 원산지입니다. 그러나 수백년 전 우리 땅에 들어와 우리 민족과 함께 했기 때문에 귀화종이라고 하면 나팔꽃이 서운하게 생각할 것 같습니다. ^^

메꽃

나팔꽃은 한해살이풀이지만 메꽃은 여러해살이풀입니다. 다시 말해 나팔꽃은 씨가 있어야 나지만, 메꽃은 씨를 뿌리지 않아도 봄이면 뿌리줄기에서 새싹이 올라옵니다.

메꽃과 비슷한 꽃으로, 바닷가에 피는 갯메꽃이 있습니다. 메꽃처럼 같은 연분홍 꽃을 피우는데 잎은 둥근 하트 모양으로 귀엽게 생겼습니다. 갯메꽃은 5~6월 피는 꽃이라 지금은 보기 어렵습니다.

갯메꽃

나팔꽃이나 메꽃 비슷한데 좀 작고 주황색으로 피는 꽃이 있습니다. 이 친구는 열대 아메리카 원산인 둥근잎유홍초(留紅草)입니다. 심장 모양 잎의 끝이 갑자기 좁아져 뾰족하고 잎 위쪽에 흔히 뾰족한 각이 있습니다. 요즘 왕성하게 피고 있습니다. 둥근잎유홍초보다 꽃 색깔이 진한 홍색이고 잎이 잘게 갈라진 것도 있는데 이 친구는 그냥 유홍초입니다. 이상 나팔꽃과 비슷한 종류를 알아보았습니다.

 

둥근잎유홍초

유홍초

Posted by 사투리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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