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경제통합의 조건과 발전 과정

-ASEAN+3 사례를 중심으로-

석사학위 논문

김준협 (우리집 큰조카)

2011 고려대학교 대학원 정치외교학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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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약

세계는 최근 반세기 동안 경제적으로 광범위하고 거대한 변화를 경험해 왔다. 무역부문에서는 신자유주의적 흐름이 지속됨과 함께 지역 별 블록화 현상이 두드러지게 부각되었으며, GATT 체제의 종식과 WTO 채제의 성립`발전으로 이와 같은 현상이 가속화되었다. WTO는 2001년 발표된 도하 어젠다를 통해 지속 가능한 개발, 빈곤 퇴치를 지향하면서 농업`서비스`지적 재산권 등 폭 넓은 사안을 무역 자유화라는 틀 안에서 논의하고자 하고 있다. 금융 부분에서는 민간 부분의 국가 간 외환 거래가 꾸준히 증가하는 가운데 국가 간 협력도 경제 블록을 중심으로 가속화 되고 있다.

경제 블록 중 가장 진전된 형태를 보이고 있는 유럽연합은 석탄철강공동체로 시작하여 현재에 이르기까지 점진적이고 단계적인 경제통합의 양상을 보이고 있다. 비록 유럽 헌법의 비준이 완전하게 이루어지지 않았고 경제 정책 측면에서도 완벽하게 통합되지는 않았지만, 지역 경제통합을 이루려는 세계의 여타 지역에서는 유럽연합을 모델로 삼아 경제통합을 이루려는 모습을 볼 수 있다. ASEAN+3 지역을 보면 다른 경제 블록에 비해 비교적 경제통합의 진전이 더닌 편이었으나, 아시아 금융위기 이후 금융경제 부분의 통합은 상당 부분 달성하게 되었다. 이에 대해 아직 경제통합의 단계라고 말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을지 모르나, 구체적인 경제 협력의 틀이 전무하였던 이전과 비교하면 현대 이 지역의 경제통합은 괄목할만한 변화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유럽 등의 지역에서는 경제통합이 자유뭉역협정 등 실물경제 부분에서 시작되어 금융 안전망 확충, 단일 통화 논의 등 금융경제 부분의 통합으로 옮겨가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그러나 ASEAN+3 지역의 경제통합은 유럽, 북미 등과는 달리 금융경제 부분의 통합이 우선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는 반면 자유무역협정과 같은 실물경제 부분의 통합은 크게 진전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

이에 대해 본고는 제도적 틀, 리더의 정책 결정, 외부적 충격이라는 세 가지 변수를 제시하여 ASEAN+3 지역의 경제통합 현상에 대해 설명하고자 하였다. 우선 제도적 틀은 특정 지역을 포괄하고 지역 내 국가들의 일정 범부 안으로 결속하는 지역 구조, 조직, 다자협약 등을 일컫는대, 동아시아 지역헤서는 EAEC의 실패를 경험한 후 ASEAN+3 라는 제도적 틀이 등장하였다. 이는 ASEAN+3 정상회담의 정례화가 제도녹 틀로 자리를 잡게 되면서 치앙마이 이니셔티브, 치앙마이 이니셔티브 다자화 기름 등과 같은 금융경제 부분의 통합을 촉진하는 요인이 되었다. 반면 동아시아 지역에서는 실물경제 부분의 통합이 정체된 상태에서 금융 부분의 통합이 이루어지는 모습을 보였는데, 제도족 틀 내에서 실물경제 부분의 통합과 금융경제 부분의 통합은 상호 독립적으로 진행되기 때문이다.

ASEAN+3 지역의 경제통합이 금융경제 부분의 통합으로 귀결된 데에는 리더의 정책 결정과 외부적 충격의 작용으로 설명할 수 있다. 지역 내 경제통합을 주도하고 실행하는 정책결정은 리더가 국가의 경제적 이익을 어떻게 인식하는가에 달려 있는데, 동어시아 국가들의 경우 금융위기에 대비한 안전망 확보와 같은 부분에서 인식을 공유한다는 점에서 금융경제 부분의 경제통합을 진전시킬 수 있었다. 또한 경제적으로 큰 영향력을 갖고 있는 한`중`일의 정책 결정이 ASEAN+3 지역의 경제통합을 이끌어내는 주요 요인이라고 할 수 있다.

반면 실물경제 부분에서는 경제적으로 지역 내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한-중-일 간 협정은 아직 답보 샅애이다. 최근 중국은 2001년 WTO 가입 이후 자유무역협정을 적극 추진하여 칠레, 파키스탄, ASEAN, 뉴질랜드, 페루 등과 협정을 체결하였으나, 한국과는 아직 공동 연구 단계이며 일본과는 논의가 진행되고 있지 않은 상태이다. 이렇듯 실물경제 부분의 통합이 쉽게 진전되지 않는 것은 리더의 정책 결정이 자유무역협정을 체결함에 따라 발생하는 경제적인 이익과 손실에 따라 좌우되기 때문인데, 금융경제 부분과 달리 자유무역협정에서는 역재 국가 간 합의점을 찾기 쉽지 않은 상태이다.

ASEAN+3 지역에서는 아시아 금융위기를 대표적인 외부적 충격으로 꼽을 수 있는데, 이는 이 지역 내 국가들을 경제적 위험 회피라는 공통의 경제적 이익으로 결속할 있게 하여 금융경제 부분 통합을 전진시키는 주요 요인으로 작용하였다. 하지만 금융위기는 ASEAN+3 지역을 금융경제 통합으로 이끈 결정적이고 유일한 요인이라기보다는 지역 내 경제통합이 금융경제 측면으로 이루러질 수 있도록 하는 촉매제 역할을 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동아시아지역의 경제통합은 각 국가 리더들이 경제적 이익에 따르는 정책 결정을 하는 것에서 비롯하여, 아시아 금융위기라는 외부적 충격을 거치면서 금융경제 부분의 통합이 촉진되었고, ASEA +3 정상회담이 정례화되면서 제도적 틀이 갖춰져 현재와 같은 경제통합의 형태를 갖추게 되었다. 비록 실물경제 부분의 통합은 여전히 답보 상태이고 금융경제 부분의 통합 역시 초기 단계의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지만, 역내 국가들 간 지속적인 논의와 협상의 과정을 거치면서 ASEAN+3 지역의 경제통합 가능성을 점차 높이고 있다는 점에서 이에 대한 긍정적인 전망을 가질 수 있다고 하겠다.

Posted by 사투리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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