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佛子' 리처드 기어, 조계사 찾아 합장
한국 첫 방문지, 사찰로… 익숙하게 三拜하고 향 피워
"깨달음은 온전히 그대로 우리에게 있는 것입니다"
- ▲ 리처드 기어는 조계사 대웅전에서 삼배(三拜)를 올리고 향을 피웠다. 조계종 관계자는“절하고 향을 피우는 모습이 독실한 불교 신자답게 아주 익숙했다”고 말했다. /뉴시스
이날 오전 11시, '본드걸' 출신 영화배우인 아내 케리 로웰(50) 및 아들(11)과 조계사에 온 리처드 기어는 한국불교문화사업단장 지현 스님과 조계사 주지 토진 스님의 안내로 바로 대웅전으로 들어갔다.
'티베트 사자의 서'를 쓴 영국 종교학자 에반스 웬츠의 책을 읽고 20대부터 티베트 불교에 매혹된 그는 "이후 삼십년간 단 사흘만 수행하지 않았다"고 말할 정도로 참선에 푹 빠졌고, 달라이 라마를 찾아 다람살라를 수시로 방문한다. 가장 열렬한 미국인 불자라고 해도 이견이 없을 정도다.
참배를 마친 기어 가족은 조계종 총무원장 자승 스님과 환담했다. 준비한 꽃다발과 티베트에서 촬영한 사진을 자승 스님에게 선물로 증정했고, 자승 스님은 도자기 향로 3개와 수련복, 염주를 선물했다. 두 사람은 기어가 지난해 국내 개봉한 영화 '하치 이야기'를 주제로 이야기꽃을 피웠다. 버려진 개와 대학교수의 '교감'을 그린 영화다.
자승 스님이 "'하치 이야기'에 불교의 많은 내용이 담겨 있다"고 하자 기어는 "'하치 이야기'를 아시느냐"고 놀라워하며 "많은 사람이 하치가 무엇인가를 기다리는 것을 불교에서 깨달음을 추구하는 것으로 느낀다. 스님들이 선방에서 깨달음을 추구하지만 사실 깨달음은 온전히 그대로 우리에게 있는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어 조계사 경내 불교중앙박물관에 간 기어 가족은 금동관음보살상과 11세기에 만들어진 '초조본불설가섭부불반열반경' 등을 보면서 "뷰티풀" "와우(Wow)"라며 감탄사를 연발했으며 탁본 체험도 했다. 이어 전통사찰음식점에서 자승 스님 등과 점심을 하고 오후 1시 30분쯤 조계사를 떠났다.
기어 가족은 23일 양산 통도사와 대구 동화사를 방문해 한국 전통 사찰문화를 체험하고, 24일엔 서울 인사동과 비원 등을 둘러본 후 25일 출국할 예정이다.
김한수 출판팀장(우리 큰애)
2011.0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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