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팅’을 없애고 ‘우워사사’로 나가자
사투리 주장
보고 있으면 머리가 맑아지는 그림
새봄에 듣는 봄의 소리
북한에 살다가 체제를 거부하고 북한을 탈출한 사람을 ‘탈북자’라 하다가 이제는 이를 ‘새터민’으로 바꾸느냐 어쩌느냐가 한창 논의 중에 있는데, 그 호칭이야 어찌됐든 간에, 북쪽에서 온 사람들이 지적하는 것 가운데 하나가, 남쪽에서는 외래어를 너무 많이 섞어 써서 같은 배달겨레이면서도 이쪽에서 쓰는 말을 알아듣기가 힘들다고 하니, 환경만 오염된 것이 아니라 겨레말도 참으로 적잖게 오염된 성싶다.
그런데 테리비전에서 모처럼 ‘우리말 겨루기’라는 것이 생겨서 온 가족이 주말에 모여앉아 즐길만하게 되어 참으로 다행으로 생각한다. 여기서 우리는 겨레말의 아름다움과 한글의 우수성 등 여러 가지를 보고 즐기면서 배울 수 있어서 더더욱 좋다.
그런데 ‘우리말 겨루기’를 하러 나온 작자들이 출연에 앞서 무대 뒤에서 한다는 소리가 거의 모두 '파이팅'이라고 외치기부터 하다니? 어째서 '파이팅'이란 말인가? 우리말을 갈고 다듬으면서 온 국민이 즐기도록 하기 위해 이를 제작하는 사람들이, 거북한 외래어를 사람들이 쓰도록 묵인하고 있다니?
아마도 이는 '힘내자'나 '힘내라' ‘싸워라’ ‘이겨라’ ‘열심히 해라’는 뜻으로 스스로에게 다짐하는 말인 듯싶은데, 어찌된 셈인지 운동경기장에서만 쓰는 것이 아니라, 놀이터에서, 사무실에서, 교실이나 강의실에서 심지어 광고에서까지 온통 ‘싸우자’고 외치고들 있으니 한심하다. 다른 말을 쓰면 안 되는가? 사실 한동안 그 말을 쓰지 말자는 움직임이 없었던 것도 아닌데 어쩌다가 슬그머니 이 지경이 되고 말았는지 한심한 일이다.
여기 한 가지 제안이 있다. 50 수년 전에 박목월 선생이 작사한 경주 어느 초등학교 응원가에 ‘(전략) 달려라 용마같이 힘차고 굳세게/우워사사 나가자 건천 어린이.’라는 노랫말이 있다. 이 ‘우워사사’를 ‘힘내자’ 또는 ‘힘내라’는 ‘선전을 다짐하는’ 구호로 퍼뜨려서 널리 쓰도록 하면 좋을 듯싶다. 듣기에 식상하고 혀 꼬부라진 ‘화이팅’인지 '파이팅'인지를 일소하고, 예전부터 써 왔고 우리가 앞으로도 써 볼만한 순우리말이 ‘우워사사’다.
이제는 사회 도처에서 너도 나도 ‘우워사사’ '우와사사' '와사사' 등을 스스로 힘을 내게 하고’ 선수들에게 힘을 모아 ‘선전을 다짐하는’ 구호로 쓰기를 제안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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