님은 품에 들어야 맛이고 술잔은 차야 맛이란다.
새소리
옳은 말이다. 그러나 모든 그릇이 차야 맛은 아닌데
묘미가 있다. 국그릇이나 동치미 그릇은 차면 넘친다.
어디까지나 7-8할이면 충분한 것이 국그릇과 동치미 국물이다.
반면 밥그릇은 그릇의 전보다 위로 올라오게 담는다.
100%가 아닌 120% 정도 되야 보기 좋다. 요즘 도시에서야
공깃밥으로 담으니 그렇지 않지만 아직도 농사를 짓는
고장에서는 밥을 고봉으로 담아서 자셔야 힘든 농사일을
해 낼 수 있다.
그릇이라고 해서 모두 채워도 안 되고 모두 넘쳐도 안된다.
묘한 이치가 그릇과 음식간에도 숨어 있다.
생각을 가다듬어 볼 일이 어디 한두 가지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