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 깨고 빨아먹는 술맛          이기수

: 1983. 12. 06 채록, : 경주시 건 천읍 용명리 장승마을

 

 

그것은 뭣인가 하니까, 술집에 가니까, 술이 몹시 먹고 싶거든.

술이 잔뜩 먹고 싶으니까, 저 놈의 술을, 만날 거기 술집에 가서

공짜로만 자꾸 먹으니까. 술어미가 이제, 정공을 다시 못 오게 하거든.

당장 뭐 가라고.” 말이지.

왜 남의 술을 자꾸 공짜로만 먹느냐?”.

이렇게 할 때, 저 놈의 여편네에게서는 이제 술을 다시는 더 이상 공짜로는 못 먹을 참이고…….

해서, 공짜로 먹을 궁리를 하는 거라. 마침, 그 때에 담 밑에서 개 두 마리가 교미를 하고 있었거든. 그걸 보자, ‘옳다 됐다.’ 그래서 이제, 그 술아비랑 술어미가 싸우도록

싸움을 붙인 거라.

 

(다른 남자가 술어미를 넘보고 밀회를 하고 있다는 얘기가 빠진 듯하다)

싸움을 붙여 놓으니까, 이놈의 술아비가, 그걸 멋도 모르고 그만 단지를 발길로 들고차 버리거든. 술항아리를 갖다가. 발길로.

이 놈의 여편네가 술이나 팔라고 앉혀 놓았지 어디 못된 짓이나 하라고 앉혀 놓았더냐?”

발길로 술 항아리를 들고차 버리니까,

옳다, 잘 됐다.’

그만 술잔을 가지고 가서 그만, 깨진 데 그만, 수북이 술이 고여 있는데 그만 신대로 실컷 퍼먹은 거라. 퍼먹고 나서는, 좋다고 가버렸지 뭐. 그거야 뭐, , 술항아리가 깨어져서

내버리는 술을 퍼마시는데 누가 말할 사람이 어디 있겠어? 돈 내랄 턱도?

머리가 괴상하게 돌아갔어. 정만서가. 그 사람, 정만서는 하여튼.

(정만서가 어디 사람인데요?)

여기라. 여기 경주 건천 사람이라.

(내가 알아보기로는 고지 마을이라, 모량(牟梁)이라고 하는 사람도 있고 고지 마을이라고 하는 사람도 있고)

고지 마을이 맞아

(고지 마을이에요?)

고지 마을이 맞아.

(그러고 조전이라고 하는 사람도 있고 하기에, 조전이 아니고 고지 마을이라)

옳지, 이야기가 그랬어. 정만서 얘기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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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사투리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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