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여의 노래
1. 따뜻한 봄날에 동무들과 백제의 옛 서울 찾아드니
무심한 구름은 오락가락 바람은 예대로 부는구나.
2. 부소산 얼굴은 아름답고 우는 새 소리도 즐겁도다
성터는 지금도 반월이란 이름과 한가지 남아있다.
3. 백마강 맑은 물 흐르는 곳 낙화암 절벽이 솟았는데
꽃처럼 떨어진 궁녀들의 길고긴 원한을 멈췄으리.
4. 고색이 창연한 평제탑은 외로이 섰지만이 근방은
큰 절의 옛터라 전하도다높으신 스님도 계셨으리.
5. 반갑다 부여 땅 산천초목 모두가 회구(懷舊)의 느낌이라
떨어진 기왓장 한 쪽에도 천 년 전 문화 꽃 향기롭다.
6. 고란사 정겨운 풍경소리 청아한 목탁음 듣기는 좋다
천년을 이어서 울리건만 듣는 이 지금은 나 홀로 뿐.
7. 강건너 기슭에넓은 마당 병화에 살아진 군창 터에는
그때에 타다 남은 흔적이던가 검은색 낱알만 남았구나.
8. 눈돌려 지는해 바라보니 아스라히 황혼 속에 잦아드는가
의자왕 일행들 눈시울인양 아직도 석양은 붉게 물들어.
9. 부여성 궁궐마다 화염에 불타 오랑캐 당군들의 험한 노략질
울부짖는 소리는 원한에 차고 갈 곳 잃은 백성들 목 놓아 우네.
10오천결사 함께한계백장군도 소년 관창 가슴 저린 어린 투혼도
목숨은 하나건만 아끼지 않고 황산벌 초원 속에 사라졌구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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