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 (Where do you come from?) 어느 나라 사람이오?
독도 문제로 한창 시끄러운 이때..........
바깥으로 여행을 다니다 보면, 특히 우리와 시차가 예닐곱 시간 넘게 차이가 나는 저쪽 지역을 여행하다 보면 흔히 받는 질문이란 것이,
“선생은 어디서 왔소이까?” 아니면
“당신은 어느 나라에서 오셨는데요?” 였다.
그리곤 곧 이어서 한다는 소리가,
“선생, 중국서 왔소, 일본서 왔소?” 아니면
“당신은 중국 사람입니까, 일본 사람입니까?” 였다.
머리가 맑아지는 눈녹은 개울물 소리
그런 소리를 들으면 기분이 좀 묘해져서 퉁명스럽게 “한국 사람이오.” 하면 어김없이 또 이어서 한다는 질문이,
“남쪽이요 북쪽이요?” 란다. “하아, 참!” 비애가 느껴진다.
아시아의 바깥지역에 사는 사람들은 한국인의 외형적 특질을 구별하기가 어려운 걸까? 중국과 일본은 아는데 어째서 한국은 모른단 말인가?
그런데도 한 가지 희한한 현상은, 외국 관광지에서 손풍금을 타거나 기타를 치며 푼돈을 구걸하는 사람들, 이를테면 구소련의 여름궁전, 자유의 여신상, 런던 타워나 에펠탑 앞을 향해 걸어가노라면, 아무 말을 하지 않아도, 멀찍이서도 어김없이 우리를 알아보고 ‘고향의 봄’이나 ‘애국가’를 연주하는 데는 예외가 없으니 놀라운 일이다. 그들이 하는 짓이 괘심해서도(?) 한 푼 보태 주지 않을 수가 없는데, 그런 구걸꾼들이 문화인류학을 공부한 것도 아닐 터인데 어떻게 우리를 알아낼까? 참으로 궁금하다. 아마도 오랜 세월의 직업적 육감이 작동하고 있는 것일까? 그것 참, 알다가도 모를 일이다. 보통의 외국 사람들은 모두 우리를 잘 못 알아보는데?
세계 도처에서 우리를 보는 모든 사람들이, 우리의 모습만 보고도 한국인임을 알아보게 하고, 그 속에서 우리가 어깨 펴고 다니려면, 남북으로 갈라진 나라가 아닌 뭔가를 보여주고 마음 속 깊이 심어줘야 할 것 같다.
우리의 다양하고 질 좋은 제품을 통해서, 월드컵 때 보여준 하나로 뭉치는 힘을 통해서, 한국어와 한글의 우수성까지를 두루 자랑함으로써 이제 더 이상 중국인이냐 일본사람이냐는 소리를 듣지 않도록 우리 모두 다같이 힘쓸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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