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이 초죽음 2 제보자; 김학봉

: 1983. 10. 01. 채록, : 경주시 건천읍 용명리 장승마을

 

 

정말로 죽은 것이 아니야, 정만서가, 거짓말로 죽었어.

내가 죽었다고 동네에 전해라”,

그래서 친구들에게 부고를, 부고를 돌리라는 말이다.”

그래 놓으니까 다들 인제 친구 되는 분들은 다 초상 치러 왔거든.

다 와 가지고 그래

초상을 어떻게 치겠느냐? 가난한 이 구차한 살림에……. 그래서 인제

친구들로부터 돈냥을 받아 가지고, 그래 인제 정만서가 죽었다가 깨어났다.

허허허허. 자기 마누라를 시켜서 곡하라고 했거든.

헛 죽음을 죽어서. 병풍을 이렇게 쳐놓고.

(그러면 그래, 동서남북으로 다니면서도 정만서네 집은 있었던 모양이지요?)

그러게. 지붕의 서까래가 나팔을 불고, 벽에는 청룡황룡이 그려져 있고

방에서 쳐다보면 하늘의 별이 시퍼렇고, 보꾹이 새어서 방구들은 강이 되어서 있고

도구(물골), 도랑을 파 가지고 물이 나가도록. 허허허허. 그 거.

 

그 사람은 코맹맹이소리를 하더란다.

그 배만 있었으면, 배를 타고 건너가서 댓 대 때려줬으면 좋겠는데

배가 어디 있어야지.” 라고 하는데…….

 

. 정만서가 그래 어긋난 소리를 늘 하고……. 그래 항상 자꾸 밖으로만 돌아다니니까

많이 미울 것이잖니? 자기 마누라는, 어쩌다가 가끔씩 집에 오면.

여보시오, 서까래는 나팔을 불고, ? , 천장이 뚫어져서 물이 좔좔

내려와서 벽에는 청룡황룡을 그렸고, 방구들에 여기에 물이,

방바닥에는 물이 고여서 여기 도구(물골) 도랑을 쳐 가지고,

물이 나가고 있으니, 이거 도대체 어찌 그래 나다니는 것이

그리도 좋은가요?”라고 하니까 그렇게 말하더란다.

그 참, 나룻배만 하나 있으면 당장 타고 건너가서 그만

크게 한 대 때려주겠건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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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사투리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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