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를 잡아다 복수 2
제보자; 이원주
때: 1983. 10. 01. 채록, 곳: 경주시 건천읍 용명리 장승마을
“아까 내가 여기에 뭘 빠뜨린 것이 좀 있는데…….” 라고 하니까,
“아이고 여보시오, 뭘 빠뜨렸거든 빨리 가져가시오. 저, 당신의 물건은 있어도 귀찮다.”
그만 이런 식으로 인제 그만 쫓아낼……. 이 방 저 방이 모두 깨끗하게 정리되어 있는데
그 벽장에 말이지 가 가지고 그만, 이불 속에다가 그만, 잡아온 이를 한 줌씩 털어 넣어놓고는 그만 슬금슬금 나가 버린 거라. 나가고 나니까 그날, 그 참 그 귀한 손님들이
많이 와서 이렇게 노는데, 자, 그때는 이, 이라고 하는 벌레가 어떻게 되느냐 하면
이 옷을 빨아 가지고는 예전엔, 반드시 옷에다 그 풀을 먹여야만 했거든.
그 풀을 먹이기 때문에 그 새물, 이들이 그 풀 냄새를 맡고 말이지,
새 옷을 갈아입으면 용하게 저 놈이 더 잘 침투한다고. 그 선비들이 전부 그 새 옷을 갈아입고 제각기 뽐내고 앉아서 인제, 시도 읊고 뭐 한 잔을 먹는 판인데. 야 이거 근질근질하거든, 보니까 그만 시커먼 이들이, 그만 팥 낱 같은 것들이 마구 스멀스멀 기어 올라오는 거라. 저 방에서도 소동이 나고 이 방에서도 소동이 날 것 아니냐? 말이지. 이가 보니까 뭐, 현실적으로 눈에 바로 보이는 거라,
“야 이놈의 집 이것이.” 말이지
요새 말로, 이것은 그만 완전히 영업 그만, 저, 정지 그만, (영업정지.)
그렇지, 이런 정도가 돼버려 놓으니까. 그날 그, 음식 값을 받기엔 전부 탈이 나버렸고
안 받기로 했어, 뭐 줄 사람도 없고, 참 이 정도로 되어서 골병이 들어
주인이, 누워서 가만히 생각해 보니 흡. 정만서 저것이? 탈이 난 고장의 원인은 거기에 있는데……. 틀림없이 아침에 왔다가, 저 놈이 말이지 재차 뭐를 잊어버렸다 하며 왔다갔는데 ‘이상하다. 틀림없이, 저것의 원인은 원동력은, 저기에서 났구나’ 싶어 가지고
그래 나중에, “정만서가 말이지. 어데 갔느냐?” 고.
인제 그 참, 저것 서울에 혹시라도 아직 남아 있는지 싶어서 골목마다 다니며
찾아다녔다. 찾아다녀 가지고서 그래 어찌해서 찾았어, 찾아 가지고,
“제발 사람 좀 살려 달라, 우리는 인제 영 죽게 됐다.”고
말이지, 이렇게 말하니까
“뭐 그, 왜 그러느냐?” 라고 하거든. “그저께는 괄시가 그처럼 심하더니
잘 한번 해 보시지요.”
인제 이렇게 나오거든. “잘 하는 것이 아니라, 도대체 어떻게 해 가지고
그런 짓을……? 아마도 당신의 소작이 아니냐?”고 하니까
“그 원인이 뭐, 뭐, 어찌 되었느냐?” 시커먼 이들이 벅적벅적…….
“그 뭐 아침에 청소깨나 깨끗이 하더니만…….”
허허허허, 그래 가지고 그것 참, 저놈을 저 사람을 불러서 말이지, 참, 응?
잘 대접을 참 잘해 주고 참, 공술도 주고 하니까 그 다음에는
“참 그 원인을, 내가 사실은 그랬다.” 인제 그런 이야기를 하더라는 거라.